뇌졸중으로 피아노를 칠 수 없다? 키쓰 자렛,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 뉴욕타임즈에서 키쓰 자렛과의 인터뷰를 공개했을 때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2월 26일, 공연을 한 달 여 앞두고 키쓰 자렛이 일방적으로 공연 취소를 알렸을 때 나는 키쓰자렛 카네기홀 공연이 더 이상 나에게 연례행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길함에 휩싸였습니다. 키쓰 자렛은 그렇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ECM 레코드는 ‘건강상의 이유’라고만 언급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키쓰 자렛에 대한 공식적인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아픈지, 도대체 무슨 병인지, 이전에 그를 그토록 괴롭혔던 만성 피로 증후군이 재발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오늘, 뉴욕 타임스는 “다시는 공연하지 못할 중증의 병”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인터뷰는 뉴저지 북서부에 있는 키쓰 자렛의 집에서 전화로 2시간가량 이루어졌습니다.

키쓰 자렛은 뉴욕 타임스에 말합니다.

“2018년 2월 내가 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뇌졸중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며 그해 5월에 또 뇌졸중 쇼크가 이어졌습니다.”

“내 왼쪽은 여전히 마비되어 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라도 걷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자렛은 2018년 2월에 첫 뇌졸중이 왔을 때 그것이 얼마나 심각하게 그의 삶을 바꿀 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러 나쁜 증상이 이어졌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나아지는가 싶더니, 퇴원 후 얼마 안 되어 또 뇌졸중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요양원에 입원했습니다.

오랫동안 요양원에 있으면서 그러니까 2018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조금씩 피아노를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손 대위법을 연습하면서 “바흐인 척” 느껴보려고도 했습니다.

최근에 그의 홈 스튜디오에서 익숙한 비밥 곡을 연주하려고 했는데 자렛은 그 곡을 잊어버렸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키쓰 자렛은 의학적인 치료를 피하는 것을 지지하는 전통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그 깊은 영성이 현재 키쓰 자렛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피아니스트처럼 느껴지지 않고 내 미래가 무엇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피아노를 칠 때 육체적으로 좌절감을 느낍니다. 저는 이것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는 솔로 피아노 연주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새롭게 창조한 연주자입니다.

저는 소망합니다. 키쓰 자렛이 팻 마티노처럼 그렇게 기적적으로 돌아오기를. 팻 마티노는 본인이 기타를 쳤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을 만큼 기억 상실증에 시달리다가 다시 원래의 천재적인 전설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뇌, 수술, 기억 상실, 연주 능력에 대한 놀라운 회복. 뼛속까지 흐르는 재즈라는 피. 마티노의 놀라운 두뇌 미스테리처럼 키쓰 자렛이 그렇게 회복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손이 끝내 회복되지 않는다면?


키쓰 자렛. 당신에게는 아직 힘겹게라도 칠 수 있는 오른손이 있습니다. 나는 키쓰 자렛의 한 손 연주회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오른팔을 잃어버렸던 왼손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처럼 말입니다. (그의 동생은 위대한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입니다.)


키쓰 자렛, 당신이 비밥 랭귀지를 잊어도 좋습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창조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바흐인척 하지 말고 새로 태어난 척 하십시오. 당신 세계가 페허가 되었을 때 진리가 비로소 출현할 수 있었다면, 당신은 그 페허를 딛고 새로 창조하십시오. 자끄 라깡의 'ex nihilo'는 바로 이것을 뜻합니다.


만약, 키쓰 자렛의 한 손 연주회가 열린다면, 그날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 우리의 ’상실’을 일깨우는 날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상실, 결핍을 극복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그 상실을 포용함으로써 자유를 맛볼 수 있다고 키쓰 자렛이 말해주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가 그럴 것임을 믿습니다.



3년 전 카네기 홀에서 공연하는 키쓰 자렛 (필자의 인스타그램)


#키쓰자렛 #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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