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안다는 것은 언제나 장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때로 그것은 하나의 함정이 됩니다. 지식은 사고를 풍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압도하고 진행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악보 위에 G7 하나가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재즈 이론에 박식한 연주자는 즉시 수많은 선택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9, b9, b13과 같은 텐션을 사용할 것인지,
홀 톤 스케일이나 비밥 스케일을 적용할 것인지,
믹소리디안 모드, 디미니시 릭, 하프–홀 디미니시 스케일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동시에 고려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모두 가능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연주하는 순간 이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계산하기 시작하면, 가장 중요한 목적은 쉽게 흐려집니다.
그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강하고 설득력 있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입니다.
재즈 즉흥연주에서 훌륭한 멜로디는 방대한 이론 지식의 총합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곡이 진행되는 순간 떠오른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패턴과 공식, 이론적 지식에 의존하지 않을 때 멜로디는 오히려 담백해지고 선율적으로 들립니다. 계산된 연주는 설명이 될 수는 있으나, 음악으로서 노래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원리는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내가 아는 모든 지식과 경험, 관계를 총동원해 해결하려 할수록 상황은 오히려 더 복잡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자신의 진정성이 알아주어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억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논리와 정보, 사람들을 끌어올수록 문제는 정리되기보다 증폭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태도는 계산이 아니라 출발점으로의 회귀입니다.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아이디어는 언제나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목적을 상기시키는 데서 비롯됩니다.
위대한 재즈 마스터들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박식한 재즈 이론가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코드 하나를 연주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고려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적게 생각할수록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론은 연주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멜로디만이 음악을 앞으로 움직입니다.

